2010년 7월 7일 수요일

블로그 이전합니다.

텍스트큐브를 닫는다고 해서, 블로그를 이전하려고 합니다. 여기 올려져 있는 포스팅도 쏴악~옮길 예정인데, 만만하지가 않네요. 새로운 곳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블로그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neuro00.tistory.com

 

감사합니다.

2010년 6월 25일 금요일

UX는 어둠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가?

우리는 프로젝트에서 작업한 산출물에 대해서 사용자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자들은 오감을 통해서 그것을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면, 디자이너의 시안을 통해서 심미적인 경험을, 개발자의 소스 코드를 통해서 속도의 체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UX의 산출물은 어떠할까?

UX 산출물 만큼 사용자들이 오감을 통해 느끼기에 쉽지 않은 것도 없다. 사용자들이 UX의 산출물에 대해서 느끼는 것은 어떤 특정 부분이 아닌 다른 산출물을 결합한 총체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UX의 산출물에 대해서는 따로 떼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사용성이 좋은 서비스나 제품이라면 사용자가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UX 산출물 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를 하지 못한다. '어..사용성이 좋네..' 라고 느끼면서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또한, UX 산출물 자체가 디자인 작업이나 개발 작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최종 산출물에서 UX 산출물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도 UX 산출물의 결과 및 영향력에 대해서 평가하라는 내용을 전달 받으면 어떻게 해당 내용을 평가해서 공유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저희도 몰라요~ 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지 않는가...

그러면 과연 UX 산출물의 결과를 가시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인가?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사용성이 안 좋은 경우이다. 이 때에는 사용자들이 바로 불평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왜 이런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었는지 이해 자체를 못한다. 그리고 비난의 화살은 UX를 하는 사람에게 향할 수 있다.

UX 산출물은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때는 안 보지이만, 나쁜 경험을 제공해 줄 때에만 유관부서에게 보여지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닌자와 같이 어둠의 세계에서만 갇혀 살아야 하는 존재인가? 우리는 끊임없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나쁜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서 UX를 적용했을 때, 어떻게 개선될 수 있으며 어떻게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 주게 되는지 계속해서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만 UX에 대한 중요성이 사내에도 공유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4월 30일 금요일

UX에 대한 오해...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UX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요즘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UX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UX를 사용하는 직무군이 많아지고, UX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하지만, UX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없는 상태에서 UX를 전파하려고 하는 상황을 많이 보게 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나에게 UX=UI 가 아니냐고 말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분명한 것은 UX는 UI로 또는 새로운 기술로 정의할 수 있는 성격의 단어가 아닌 더욱 더 폭 넓은 개념이며, 사용자가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은 총체적인 산물인 것이다.

 

아무래도 UX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글들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UX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1. 10 most common misconceptions about user experience design by Whitney Hess

2. The elements of user experience by Jesse James Garrett (PDF 버전)

3. UX design versus UI development

 

 

 

 

2010년 3월 30일 화요일

Scrolling and Attention

페이지 로딩이 끝났다. 웹 사이트의 내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클릭해서 더 볼지 결정해야 한다. 시간은 없다. 평균적으로 25초 이내에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결정하고 클릭까지 해야 한다. 화면 아래에도 무언가 내용이 더 있을 것이다. 스크롤을 해서 화면 아래의 내용을 확인할 것인가 또한 결정해야 한다. 페이지 안에서 머무는 제한된 시간은 점점 짧아진다. 압박이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

 

 

웹 사이트를 설계하다 보면 고민이 생긴다. 컨텐츠의 위치를 고려하다 페이지 길이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 것인지, 화면 상단에 어떤 것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화면 상단에 배치하는 전략을 세운다. 그렇다고 해서 화면 하단을 포기하기에는 공간적인 낭비가 되는 것 같아 꺼린다. 이럴 때 사용자의 이용 행동 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Jacob Nielson은 "Scroliing and Attention"이라는 아티클에서 사용자들이 웹 페이지를 볼 때 화면 상단(above the fold)을 80.3%, 화면 하단(below the fold)을 19.7% 비율로 본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화면 상단에 중요한 내용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면 상단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탐색을 한다는 직관성 의견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서, 당연한 것 2가지가 머리 속에 바로 떠 올랐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이런 현상이 당연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웹 사이트를 설계할 때, 컨텐츠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중요도가 높은 것부터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가 배치해야 한다.
  • 사용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지무지하게 게으르다. 주는 것만 받아 먹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지금 서울여대 교수님으로 계신 전 NHN UX Lab의 이지현 교수님과 함께 랩원들은 그 동안 한국에 UX를 전파하고, 회사 내에서도 UX Process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고생을 했다. UX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 한국에서 성공적인 사례가 없었던 시기부터 UX를 알리기 위해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나름 한국 기업 중 UX Process를 만든 성공적인 사례로 만들었고, 벤치마킹을 하고 싶은 부서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NHN 내에서도 UX Process를 완벽하게 구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 그리고 사내에 더 많은 사람에게 UX를 단순한 지식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관점 중 하나로 알리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 있는 나는 얼마 전에 아마존에서 한 권의 책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너무나 정신없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그 책을 보면서 지난 고생했던 시절과 함께 앞으로 사내에, 더 나아가 한국에 UX를 제대로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 방법을 찾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책은 John S. Rhods가 쓴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책이다. John S. Rhods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UX를 전파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다. 우리가 보기에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IBM, MS, Google 등 많은 대기업 내에 UX 부서가 있고, 그들의 위치가 나름 확고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UX의 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도 아직까지는 더 많은 기업들이 UX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실제 조직 내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 그래서, UX를 하는 사람들의 고충도 한국 못지 않게 큰 것이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User-Centered Design Stories: Real-World UCD Case Studies 이라는 책이 나올 정도였겠는가... 미국 기업 내에서도 UX를 한다는 것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주 힘든 상황인 것이다.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에서는 UX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듣지도 못한 기업일지라도 어떻게 하면 UX를 정착시킬 수 있는지 나름 Tips을 제공하고 있다. 이 Tips은 John S. Rhods가 UX 컨설팅을 하면서 겪은 경험에 기초해서 나온 것이다. 실제 경험에서 나온 만큼 매우 유용한 것들이 많으며, 현재 내게 닥친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해결 방향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고 있다. 더 많은 생각과 실타레를 푸는 방식을 말이다.

 

책 자체도 매우 쉽게 쓰여져 있다. 부담없이 읽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보물이 숨겨져 있으며, 우리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하면 UX를 사내에 전파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매우 유용한 Tips이 있다. 한국에서 UX를 하는 사람, 사내에 UX를 전파하고자 하는 사람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UX를 전파한다는 것은 매우 고도화된 전략과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왜 진작에 이런 책이 나오지 않은 것이지!!!!

 

2010년 3월 17일 수요일

사용성 테스트 결과를 어느 수준까지 써야 하는가?

사용성 테스트를 하여 사용성 문제를 발견했을 때, 보고서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써야 하는지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사용성 문제에 대해 보고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은 다음과 같다.수준 1에서 3까지의 차이는 사용성 문제에 대해서 어느 범위까지 관여를 할 것인가에 대한 차이이다.

 

수준 1.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한다.

수준 2.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한 후, 이슈 해결을 위한 제언을 한다.

수준 3.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하고, 이슈 해결을 위한 제언을 한 뒤,

           개선 시안까지 작성한다.

 

수준 1의 문제는 사용성 이슈를 발견할 것까지는 좋지만,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So what?)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지 못한다. 수준 2는 그나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수준 3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함으로써,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서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다. 실제 Hornbaek과 Frokaer의 연구(2005), Dumas, Molich와 Jeffries(2004)의 연구에 따르면, 디자이너와 개발자도 수준 3 까지 보고서를 작성했을 때, 더 선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준 3까지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유관부서와의 협력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해야 한다. 자칫하면 유관부서에서 자기의 R&R을 침범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새로운 개선 시안을 제시했을 때 기획이나 디자이너 직무에 있는 유관부서원들이 왜 자신이 해야 할일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했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 유관부서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협력자임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두번째는 사용성 평가 전문가 또는 UX Researcher라고 할지라도 IA 설계나 Interaction 설계에 대한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 IA 설계 능력이나 Interaction 설계에 대한 역량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개선 시안을 제안할 수 없게 된다.

 

사용성 평가라는 것은 단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사용자 경험을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해서 적극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인 것이다. 사용성 평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할 때 이점에 대해서 명심해야 한다.

 

참고로, Molich, Ede, Kaasgaard와 Karyukin(2004)은 대부분의 사용성 평가 보고서와 다음과 같은 문제로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보고서가 너무 길다. (보기에도 부담스럽다)
  • 요약 페이지가 없다. (무엇이 핵심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심각성 정도를 알 수 없다. (무엇부터 개선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거나 모호하다.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보고서는 한번에도 무엇이 문제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다음 논문은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Rolf M., Robin J., & Joseph D. (2007), Making Usability Recommendations Useful and Usable

 

 

2010년 3월 11일 목요일

아이폰.. 미니 소시지...그리고 사고의 전환에 대하여...

어제 신문기사를 보다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보았다. 아이폰 때문에 CJ제일제당에서 나오는 맥스봉에 대한 매출이 39%로 늘었고, 그 결과로 CJ제일제당이 아이폰 수혜주로까지 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내용인 즉, 사람들이 손가락 대신 미니 소세지를 터치펜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갑을 벗기 싫은 추운 겨울에 미니 소시지가 딱'이라는 체험담이 올라오면서 인터넷에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다나와 에서 지난 1월 '묻지마 실험실'에서 다양한 재료로 아이폰 터치를 실험하는 동영상이 올라왔고, 소시지 뿐만 아니라 건전지, 은박지, 귤, 당근, 풋고추, 양파 등을 갖고 아이폰 터치를 실험했다. 실험 결과 수분이 있어 도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시지와 건전지, 귤, 양파 등의 물체가 아이폰 터치에 성공했다고 한다.

 

 

 

동영상 말미에 '손가락과 닿는 면적이 비슷해 정확도가 뛰어나고 휴대성이 좋으며 배고플 때 간신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소시지가 최종 위너라고 적혀 있다.

 

이것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실험도 소개되고 있다. 맥스봉과 천하장사 간의 아이폰 터치에 대한 비교 실험을 하는 블로그도 있었다.

 

 

'아이폰(아이팟터치), 맥스봉으로 겨울에 장갑끼고 즐기자! 천하장사와 비교실험'

 

 

심지어 미국에서는 이것에 아이디어를 얻어 소시지 모양이 아이폰용 터치펜이 출시되었다고 한다. 가격은 99센트.. 하지만 배송료가 5달러라고 한다. 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졌지만, 그 회사 사장은 '배송료를 피하고 싶다면 일주일에 한번씩 동네 식료품 가게에서 소시지를 구입할 것'이라는 재치있는 평으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제품은 '어떤 주머니에도 들어갈 만큼 작고 슬림하며, 아이폰이 1세대 또는 3세대 라도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식용은 아니니까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는 재치있는 답변까지 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엉뚱한 발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케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발상의 전환 사례가 생각났다. 베이킹 소다에 대한 것이다. 베이킹 소다는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첨가물이다. 하지만, 처음 미국에서 상품으로 출시되었을 때 가정주부들은 베이킹 소다로 빵을 만드는 것보다 세제로 사용하는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의아해 했지만, 세제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이 더 많은 이득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세제로써도 적극 홍보한 것이다. 물론, 이 사례는 대성공~

 

먹는 것과 세제, 먹는 것과 터치펜.. 전혀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발상의 전환이요, 사고의 확장인 것이다. 혁신이라는 것은 바로 이 발상의 전환, 사고의 확장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