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0일 화요일

Scrolling and Attention

페이지 로딩이 끝났다. 웹 사이트의 내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클릭해서 더 볼지 결정해야 한다. 시간은 없다. 평균적으로 25초 이내에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결정하고 클릭까지 해야 한다. 화면 아래에도 무언가 내용이 더 있을 것이다. 스크롤을 해서 화면 아래의 내용을 확인할 것인가 또한 결정해야 한다. 페이지 안에서 머무는 제한된 시간은 점점 짧아진다. 압박이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

 

 

웹 사이트를 설계하다 보면 고민이 생긴다. 컨텐츠의 위치를 고려하다 페이지 길이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 것인지, 화면 상단에 어떤 것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화면 상단에 배치하는 전략을 세운다. 그렇다고 해서 화면 하단을 포기하기에는 공간적인 낭비가 되는 것 같아 꺼린다. 이럴 때 사용자의 이용 행동 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Jacob Nielson은 "Scroliing and Attention"이라는 아티클에서 사용자들이 웹 페이지를 볼 때 화면 상단(above the fold)을 80.3%, 화면 하단(below the fold)을 19.7% 비율로 본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화면 상단에 중요한 내용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면 상단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탐색을 한다는 직관성 의견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서, 당연한 것 2가지가 머리 속에 바로 떠 올랐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이런 현상이 당연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웹 사이트를 설계할 때, 컨텐츠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중요도가 높은 것부터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가 배치해야 한다.
  • 사용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지무지하게 게으르다. 주는 것만 받아 먹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지금 서울여대 교수님으로 계신 전 NHN UX Lab의 이지현 교수님과 함께 랩원들은 그 동안 한국에 UX를 전파하고, 회사 내에서도 UX Process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고생을 했다. UX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 한국에서 성공적인 사례가 없었던 시기부터 UX를 알리기 위해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나름 한국 기업 중 UX Process를 만든 성공적인 사례로 만들었고, 벤치마킹을 하고 싶은 부서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NHN 내에서도 UX Process를 완벽하게 구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 그리고 사내에 더 많은 사람에게 UX를 단순한 지식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관점 중 하나로 알리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 있는 나는 얼마 전에 아마존에서 한 권의 책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너무나 정신없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그 책을 보면서 지난 고생했던 시절과 함께 앞으로 사내에, 더 나아가 한국에 UX를 제대로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 방법을 찾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책은 John S. Rhods가 쓴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책이다. John S. Rhods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UX를 전파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다. 우리가 보기에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IBM, MS, Google 등 많은 대기업 내에 UX 부서가 있고, 그들의 위치가 나름 확고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UX의 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도 아직까지는 더 많은 기업들이 UX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실제 조직 내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 그래서, UX를 하는 사람들의 고충도 한국 못지 않게 큰 것이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User-Centered Design Stories: Real-World UCD Case Studies 이라는 책이 나올 정도였겠는가... 미국 기업 내에서도 UX를 한다는 것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주 힘든 상황인 것이다.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에서는 UX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듣지도 못한 기업일지라도 어떻게 하면 UX를 정착시킬 수 있는지 나름 Tips을 제공하고 있다. 이 Tips은 John S. Rhods가 UX 컨설팅을 하면서 겪은 경험에 기초해서 나온 것이다. 실제 경험에서 나온 만큼 매우 유용한 것들이 많으며, 현재 내게 닥친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해결 방향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고 있다. 더 많은 생각과 실타레를 푸는 방식을 말이다.

 

책 자체도 매우 쉽게 쓰여져 있다. 부담없이 읽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보물이 숨겨져 있으며, 우리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하면 UX를 사내에 전파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매우 유용한 Tips이 있다. 한국에서 UX를 하는 사람, 사내에 UX를 전파하고자 하는 사람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UX를 전파한다는 것은 매우 고도화된 전략과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왜 진작에 이런 책이 나오지 않은 것이지!!!!

 

2010년 3월 17일 수요일

사용성 테스트 결과를 어느 수준까지 써야 하는가?

사용성 테스트를 하여 사용성 문제를 발견했을 때, 보고서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써야 하는지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사용성 문제에 대해 보고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은 다음과 같다.수준 1에서 3까지의 차이는 사용성 문제에 대해서 어느 범위까지 관여를 할 것인가에 대한 차이이다.

 

수준 1.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한다.

수준 2.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한 후, 이슈 해결을 위한 제언을 한다.

수준 3.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하고, 이슈 해결을 위한 제언을 한 뒤,

           개선 시안까지 작성한다.

 

수준 1의 문제는 사용성 이슈를 발견할 것까지는 좋지만,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So what?)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지 못한다. 수준 2는 그나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수준 3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함으로써,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서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다. 실제 Hornbaek과 Frokaer의 연구(2005), Dumas, Molich와 Jeffries(2004)의 연구에 따르면, 디자이너와 개발자도 수준 3 까지 보고서를 작성했을 때, 더 선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준 3까지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유관부서와의 협력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해야 한다. 자칫하면 유관부서에서 자기의 R&R을 침범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새로운 개선 시안을 제시했을 때 기획이나 디자이너 직무에 있는 유관부서원들이 왜 자신이 해야 할일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했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 유관부서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협력자임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두번째는 사용성 평가 전문가 또는 UX Researcher라고 할지라도 IA 설계나 Interaction 설계에 대한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 IA 설계 능력이나 Interaction 설계에 대한 역량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개선 시안을 제안할 수 없게 된다.

 

사용성 평가라는 것은 단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사용자 경험을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해서 적극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인 것이다. 사용성 평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할 때 이점에 대해서 명심해야 한다.

 

참고로, Molich, Ede, Kaasgaard와 Karyukin(2004)은 대부분의 사용성 평가 보고서와 다음과 같은 문제로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보고서가 너무 길다. (보기에도 부담스럽다)
  • 요약 페이지가 없다. (무엇이 핵심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심각성 정도를 알 수 없다. (무엇부터 개선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거나 모호하다.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보고서는 한번에도 무엇이 문제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다음 논문은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Rolf M., Robin J., & Joseph D. (2007), Making Usability Recommendations Useful and Usable

 

 

2010년 3월 11일 목요일

아이폰.. 미니 소시지...그리고 사고의 전환에 대하여...

어제 신문기사를 보다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보았다. 아이폰 때문에 CJ제일제당에서 나오는 맥스봉에 대한 매출이 39%로 늘었고, 그 결과로 CJ제일제당이 아이폰 수혜주로까지 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내용인 즉, 사람들이 손가락 대신 미니 소세지를 터치펜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갑을 벗기 싫은 추운 겨울에 미니 소시지가 딱'이라는 체험담이 올라오면서 인터넷에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다나와 에서 지난 1월 '묻지마 실험실'에서 다양한 재료로 아이폰 터치를 실험하는 동영상이 올라왔고, 소시지 뿐만 아니라 건전지, 은박지, 귤, 당근, 풋고추, 양파 등을 갖고 아이폰 터치를 실험했다. 실험 결과 수분이 있어 도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시지와 건전지, 귤, 양파 등의 물체가 아이폰 터치에 성공했다고 한다.

 

 

 

동영상 말미에 '손가락과 닿는 면적이 비슷해 정확도가 뛰어나고 휴대성이 좋으며 배고플 때 간신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소시지가 최종 위너라고 적혀 있다.

 

이것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실험도 소개되고 있다. 맥스봉과 천하장사 간의 아이폰 터치에 대한 비교 실험을 하는 블로그도 있었다.

 

 

'아이폰(아이팟터치), 맥스봉으로 겨울에 장갑끼고 즐기자! 천하장사와 비교실험'

 

 

심지어 미국에서는 이것에 아이디어를 얻어 소시지 모양이 아이폰용 터치펜이 출시되었다고 한다. 가격은 99센트.. 하지만 배송료가 5달러라고 한다. 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졌지만, 그 회사 사장은 '배송료를 피하고 싶다면 일주일에 한번씩 동네 식료품 가게에서 소시지를 구입할 것'이라는 재치있는 평으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제품은 '어떤 주머니에도 들어갈 만큼 작고 슬림하며, 아이폰이 1세대 또는 3세대 라도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식용은 아니니까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는 재치있는 답변까지 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엉뚱한 발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케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발상의 전환 사례가 생각났다. 베이킹 소다에 대한 것이다. 베이킹 소다는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첨가물이다. 하지만, 처음 미국에서 상품으로 출시되었을 때 가정주부들은 베이킹 소다로 빵을 만드는 것보다 세제로 사용하는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의아해 했지만, 세제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이 더 많은 이득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세제로써도 적극 홍보한 것이다. 물론, 이 사례는 대성공~

 

먹는 것과 세제, 먹는 것과 터치펜.. 전혀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발상의 전환이요, 사고의 확장인 것이다. 혁신이라는 것은 바로 이 발상의 전환, 사고의 확장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뉴로마케팅... 과연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4일 Nature Reviews Neuroscience에 듀크대학교의 행동경제학자인 Dan Ariely교수와 에머리대 경제뉴로정책과의 Gregory S. Berns 교수는 'Neuromarketing: The hope and hype of neuroimaging in business'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요지는 광고주나 마케팅 전문가들은 설계 단계에 있는 제품의 고객 호응도를 뇌 분석(Brain Activity Analysis)를 통해 구매충동 시점과 결정과정까지 들여다 본 후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이라는 장비를 이용하게 된다.

 

fMRI는 신경과학이나 심리학 등의 뇌 관련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연구 장비이다. 특정 뇌 부위가 활성화되면 뇌 혈관 속의 혈액 흐름은 빨라지고, 혈액 공급 속도를 바탕으로 어떤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색상의 구분으로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을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우리는 알 수 있는 것이다.

 

 

fMRI를 통해 나타난 뇌 활동 이미지 결과

 

 

Dan Ariely교수와 Gregory S. Berns 교수는 이런 fMRI를 활용하여 구매시점, 구매 결정과정 등의 뇌 활동을 분석함으로써, 고객들이 정확하게 언제 구매 결정을 하는지, 구매 결정 시 뇌의 어느 부위가 담당하는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제품 개발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fMRI 분석은 고객 자신이 몰랐던 고객의 생각, 느낌, 반응,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비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경과학(Neuroscience) 분야에서 인지 처리 활동과 관련된 뇌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서 fMRI 뿐만 아니라 EEG(Electoencephalography, 뇌파 측정으로 알려져 있음), PET(Position Emission Tomography)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방법론은 신경 세포(neuron) 단위가 아닌 영역 단위(Region)로 뇌를 연구하고 이해하려는 것이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우리는 과거에 비해 뇌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fMRI를 포함하여 현재 활용하고 있는 EEG와 PET 등을 활용한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나 치명적인 한계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 한계로 인해 우리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을 활용하여 고객이나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가능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첫번째는 가격이다. fMRI와 PET와 같은 장비는 아직까지 매우 고가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병원이나 의대에서는 장비를 구입하기 보다는 렌탈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반 기업 입장에서 구입을 하거나 업체를 통해 테스트를 하기에는 효과 대비 비용 이슈가 크게 나타난다.

 

두번째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모바일을 통해서 웹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물건을 사는 것은 맥락(Context)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테스트 시 맥락(Context)에 얼마나 가까운 환경을 조성해 주느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fMRI나 PET, EEG와 같은 뇌 활동을 측정해 주는 방법을 활용할 때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 활동은 많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맥락이 달라지게 되면 활동 패턴도 매우 민감하게 변화한다).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면 맥락(Context)을 고려하여 테스트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다. 장비의 특성 때문이다.

 

 

Berkeley's 4T fMRI Scanner, Wikipedia 참조

 

 

EEG를 부착한 상태

 

 

EEG를 부착하고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는 모습

 

 

즉, 매우 부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이라면 일반적인 환경과 다른 뇌 활동 패턴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기저선 Baseline을 설정해 놓고 비교를 하면 되지만, 테스트 목적을 감안했을 때 과연 그 결과가 신뢰롭고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세번째는 결과에 대한 모호성이다. 신경 세포(Neuron) 단위로 측정해서 사람들의 생각이나 태도 등을 안다는 것은 아직까지 아주 먼 세상 이야기이다. 현재 과학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미래라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누구도 그 시점이 언제인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영역 단위(Region)로 연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아래는 EEG의 결과를 예시이다.

 

 

EEG 결과 예시

 

 

학계에서도 결과를 해석할 때 논란의 여지가 많아 너무나 신중하게 분석하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이 작업 기억(Working Memory)와 주의(Attention)에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특정 태스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fMRI를 통해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이 활성화되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정말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즉, 뇌 활동의 아주 일부를 알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간의 고등 정신 과정, 예를 들면 사고나 감정, 의지, 태도에 대해서는 여기서 획득한 데이터로는 해석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뇌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아직까지 거의 없다는 사실과 관련성이 높다.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언젠가 시간이 지나 기술이 발전된다면, 분명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답이 없다는 것이 분명 진실일 것이다. 왠지 말 자체가 멋있어 보여서 한번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도입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이론이나 방법론 자체에 대해서 꼼꼼히 따져보고 해야 할 것이다. 섣부른 도전은 오히려 신뢰성을 낮추고 실망감을 안겨 줄 수 있을테니까...

 

 

2010년 3월 9일 화요일

사용자 읽기 시간에 따른 영역 롤링 시간...

네이버 뉴스 캐스트를 개편할 때, 고민이 되는 것이 있다. 기사에 대한 롤링 시간 간격을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이다. 롤링 속도가 빠르다면 사용자가 기사 제목을 읽기도 전에 다음 기사들로 바뀌게 될 것이고, 속도가 느리다면 사용자는 다음에 다른 기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롤링 속도는 여러 가지 특성들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잡아야 하는 것이다.

 

롤링 속도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읽기 시간이다. 언어심리학자인 Keith Rayenr(1989)에 따르면, 사람들은 1단어를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250ms 정도라고 한다. 250ms 정도면 단어의 형태, 의미, 그리고 문장 속의 다른 단어와의 관계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250ms에 한 단어 정도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 시야의 영향으로 문장으로 제시할 때, 250ms이면 대략 3개 정도의 단어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모니터와 눈 사이의 거리에 영향을 받는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1초 정도면 대략 12개 정도의 단어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이미지, 그래프, 숫자에 대해서 사람들이 알아채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Guan 등(2006)에 따르면, 대략 100ms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Eyetracking Research를 실시할 때 최소 100ms 이상의 응시 시간(Fixation Time)을 보여야 해당 자극(Stimulus)을 본 것으로 간주한다. 기사들에 이미지나 그래프 등이 제시된다면 1초 안에 조금 더 많은 내용을 처리할 수 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하는 것이 해당 페이지에 사용자들이 머무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이다. 이것은 페이지 로딩이 끝난 후, 특정 링크나 이미지 등을 클릭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사이트, 페이지,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지만 전반적인 평균을 낸다면 대략 20초 정도이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의 경우, 사실 더 짧게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에 대해서는 대외비라서 밝히기가 어렵다.) 20초라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라면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20초 안에 사용자들은 해당 페이지에 제시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보고, 무엇을 더 볼지 결정한 후 클릭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영역에 대한 롤링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용자의 읽기 속도, 머무는 시간, 사이트의 성격, 페이지 내 제공되는 컨텐츠의 종류나 내용, 인프라의 속도 등등이다. 단순히 이 정도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공한다면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대로 제공할 수 없다. 사용자에게 사소한 부분이라도 더 나은 부분을 제공하고 싶다면, 사용자 특성 및 Needs를 더 많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0년 3월 8일 월요일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의 사용성 테스트와 참여자 수...

사용성 테스트와 관련하여 가장 논쟁이 많이 되고 있는 것이 참석자 수와 관련된 것이다. Jacob Nielson이 1993년도에 5명만을 가지고서도 충분히 사용성과 관련된 이슈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 이래 적정 참석자 수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5명이 정말로 필요충분 조건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고, 1993년도와 비교하여 지금은 웹 사이트가 너무나 복잡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부서 사람들과 결과를 공유할 때 이 문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난감해질 때가 종종 있게 된다. 심지어, 결과에 대한 신뢰성 이슈까지 나온다면 난감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좌절까지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이것은 사용성 테스트의 목적, 학문 vs. 실무, 다른 부서원들의 리서치 방법론 이해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더군다나 프로젝트 초기 단계라면 더더욱 고민이 된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사용성 테스트를 할 때 다음과 같은 이슈가 등장하게 된다.

 

  •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실시하는 사용성 테스트는 무엇보다 심각한 사용성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다. 궁극적으로 실행불가능한 디자인 컨셉에 대해서 수정할 여유는 없다.
  • 프로로타입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의 산출물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후기에서 볼 수 있는 산출물과 비교하여 문제를 더 많이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기술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개념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 기존과 매우 다른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사용자들은 사용하는데 어려워 할 수 밖에 없다. 한 마디로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사용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할려고 하면, 어느 정도 완성이 되는 단계에서 실시하는 것과 매우 다른 생각과 접근 방식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몇 명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다른 사람을 일단 설득해야 하지 않는가?)

 

많은 논란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사용성 테스트를 실시할 때 참석자 수의 범위는 대략 3~20명 정도이다 (연구자에 따라 이 범위 안에서 적정 수를 주장한다). 그 중에서 대략 5~10명 정도면 기본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트의 복잡성, 인터랙션의 복잡성 등 이슈가 증가하면 참석자 수를 Saturation이 나타날 때까지 증가시키면 된다). 이런 것들을 고려할 때,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는 빠른 검증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보다 적은 수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Ritch Macefield, 2009). 일단, 2~3명이라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 개념적으로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테니까...

 

 

 

데이터에 대한 환상... 그리고 그 결과...

For usability engineering purpose, one often needs to draw important conclusions on basis fairly unreliable data, and one shoul certainly do so since some data is better than no data.

- Jacob Nielson, 1993

 

즉, Jacob Nielson은 데이터가 전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그것이 부정확한 신뢰롭지 못한 데이터라도... 물론, 데이터가 없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있는 것이 낫다. 하지만, 그 데이터가 부정확하고 신뢰롭지 못한 데이터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우리는 잘못된 데이터로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데이터 부재라는 상황에 많이 부딪힌다.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풍부한 데이터는 없다. 이곳 저곳에서 데이터를 끌어오고, 자체적으로 다양한 리서치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데이터에 대한 갈증에 목 마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Insights를 뽑기 위해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Jacob Nielson의 말처럼 종종 부정확하고 신뢰롭지 못한 데이터에서 Insights를 뽑아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이때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우리는 Insights를 어떻게 뽑아야 하고, 그 Insights가 맞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데이터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하여 분석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다양한 관점으로 데이터를 보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종합적인 시각으로 볼 것인지, 어떤 부분이 빠져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 고민, 또 고민을 해야 한다.

 

프로젝트에서 한 순간의 실수는 그 이후의 작업 및 결과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데이터에 대한 접근 및 분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