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0일 수요일

뉴로마케팅... 과연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4일 Nature Reviews Neuroscience에 듀크대학교의 행동경제학자인 Dan Ariely교수와 에머리대 경제뉴로정책과의 Gregory S. Berns 교수는 'Neuromarketing: The hope and hype of neuroimaging in business'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요지는 광고주나 마케팅 전문가들은 설계 단계에 있는 제품의 고객 호응도를 뇌 분석(Brain Activity Analysis)를 통해 구매충동 시점과 결정과정까지 들여다 본 후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이라는 장비를 이용하게 된다.

 

fMRI는 신경과학이나 심리학 등의 뇌 관련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연구 장비이다. 특정 뇌 부위가 활성화되면 뇌 혈관 속의 혈액 흐름은 빨라지고, 혈액 공급 속도를 바탕으로 어떤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색상의 구분으로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을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우리는 알 수 있는 것이다.

 

 

fMRI를 통해 나타난 뇌 활동 이미지 결과

 

 

Dan Ariely교수와 Gregory S. Berns 교수는 이런 fMRI를 활용하여 구매시점, 구매 결정과정 등의 뇌 활동을 분석함으로써, 고객들이 정확하게 언제 구매 결정을 하는지, 구매 결정 시 뇌의 어느 부위가 담당하는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제품 개발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fMRI 분석은 고객 자신이 몰랐던 고객의 생각, 느낌, 반응,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비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경과학(Neuroscience) 분야에서 인지 처리 활동과 관련된 뇌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서 fMRI 뿐만 아니라 EEG(Electoencephalography, 뇌파 측정으로 알려져 있음), PET(Position Emission Tomography)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방법론은 신경 세포(neuron) 단위가 아닌 영역 단위(Region)로 뇌를 연구하고 이해하려는 것이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우리는 과거에 비해 뇌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fMRI를 포함하여 현재 활용하고 있는 EEG와 PET 등을 활용한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나 치명적인 한계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 한계로 인해 우리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을 활용하여 고객이나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가능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첫번째는 가격이다. fMRI와 PET와 같은 장비는 아직까지 매우 고가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병원이나 의대에서는 장비를 구입하기 보다는 렌탈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반 기업 입장에서 구입을 하거나 업체를 통해 테스트를 하기에는 효과 대비 비용 이슈가 크게 나타난다.

 

두번째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모바일을 통해서 웹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물건을 사는 것은 맥락(Context)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테스트 시 맥락(Context)에 얼마나 가까운 환경을 조성해 주느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fMRI나 PET, EEG와 같은 뇌 활동을 측정해 주는 방법을 활용할 때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 활동은 많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맥락이 달라지게 되면 활동 패턴도 매우 민감하게 변화한다).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면 맥락(Context)을 고려하여 테스트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다. 장비의 특성 때문이다.

 

 

Berkeley's 4T fMRI Scanner, Wikipedia 참조

 

 

EEG를 부착한 상태

 

 

EEG를 부착하고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는 모습

 

 

즉, 매우 부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이라면 일반적인 환경과 다른 뇌 활동 패턴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기저선 Baseline을 설정해 놓고 비교를 하면 되지만, 테스트 목적을 감안했을 때 과연 그 결과가 신뢰롭고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세번째는 결과에 대한 모호성이다. 신경 세포(Neuron) 단위로 측정해서 사람들의 생각이나 태도 등을 안다는 것은 아직까지 아주 먼 세상 이야기이다. 현재 과학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미래라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누구도 그 시점이 언제인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영역 단위(Region)로 연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아래는 EEG의 결과를 예시이다.

 

 

EEG 결과 예시

 

 

학계에서도 결과를 해석할 때 논란의 여지가 많아 너무나 신중하게 분석하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이 작업 기억(Working Memory)와 주의(Attention)에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특정 태스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fMRI를 통해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이 활성화되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정말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즉, 뇌 활동의 아주 일부를 알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간의 고등 정신 과정, 예를 들면 사고나 감정, 의지, 태도에 대해서는 여기서 획득한 데이터로는 해석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뇌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아직까지 거의 없다는 사실과 관련성이 높다.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언젠가 시간이 지나 기술이 발전된다면, 분명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답이 없다는 것이 분명 진실일 것이다. 왠지 말 자체가 멋있어 보여서 한번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도입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이론이나 방법론 자체에 대해서 꼼꼼히 따져보고 해야 할 것이다. 섣부른 도전은 오히려 신뢰성을 낮추고 실망감을 안겨 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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