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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5일 금요일

UX는 어둠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가?

우리는 프로젝트에서 작업한 산출물에 대해서 사용자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자들은 오감을 통해서 그것을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면, 디자이너의 시안을 통해서 심미적인 경험을, 개발자의 소스 코드를 통해서 속도의 체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UX의 산출물은 어떠할까?

UX 산출물 만큼 사용자들이 오감을 통해 느끼기에 쉽지 않은 것도 없다. 사용자들이 UX의 산출물에 대해서 느끼는 것은 어떤 특정 부분이 아닌 다른 산출물을 결합한 총체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UX의 산출물에 대해서는 따로 떼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사용성이 좋은 서비스나 제품이라면 사용자가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UX 산출물 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를 하지 못한다. '어..사용성이 좋네..' 라고 느끼면서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또한, UX 산출물 자체가 디자인 작업이나 개발 작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최종 산출물에서 UX 산출물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도 UX 산출물의 결과 및 영향력에 대해서 평가하라는 내용을 전달 받으면 어떻게 해당 내용을 평가해서 공유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저희도 몰라요~ 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지 않는가...

그러면 과연 UX 산출물의 결과를 가시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인가?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사용성이 안 좋은 경우이다. 이 때에는 사용자들이 바로 불평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왜 이런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었는지 이해 자체를 못한다. 그리고 비난의 화살은 UX를 하는 사람에게 향할 수 있다.

UX 산출물은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때는 안 보지이만, 나쁜 경험을 제공해 줄 때에만 유관부서에게 보여지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닌자와 같이 어둠의 세계에서만 갇혀 살아야 하는 존재인가? 우리는 끊임없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나쁜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서 UX를 적용했을 때, 어떻게 개선될 수 있으며 어떻게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 주게 되는지 계속해서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만 UX에 대한 중요성이 사내에도 공유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4월 30일 금요일

UX에 대한 오해...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UX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요즘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UX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UX를 사용하는 직무군이 많아지고, UX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하지만, UX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없는 상태에서 UX를 전파하려고 하는 상황을 많이 보게 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나에게 UX=UI 가 아니냐고 말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분명한 것은 UX는 UI로 또는 새로운 기술로 정의할 수 있는 성격의 단어가 아닌 더욱 더 폭 넓은 개념이며, 사용자가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은 총체적인 산물인 것이다.

 

아무래도 UX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글들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UX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1. 10 most common misconceptions about user experience design by Whitney Hess

2. The elements of user experience by Jesse James Garrett (PDF 버전)

3. UX design versus UI development

 

 

 

 

2010년 3월 30일 화요일

Scrolling and Attention

페이지 로딩이 끝났다. 웹 사이트의 내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클릭해서 더 볼지 결정해야 한다. 시간은 없다. 평균적으로 25초 이내에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결정하고 클릭까지 해야 한다. 화면 아래에도 무언가 내용이 더 있을 것이다. 스크롤을 해서 화면 아래의 내용을 확인할 것인가 또한 결정해야 한다. 페이지 안에서 머무는 제한된 시간은 점점 짧아진다. 압박이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

 

 

웹 사이트를 설계하다 보면 고민이 생긴다. 컨텐츠의 위치를 고려하다 페이지 길이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 것인지, 화면 상단에 어떤 것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화면 상단에 배치하는 전략을 세운다. 그렇다고 해서 화면 하단을 포기하기에는 공간적인 낭비가 되는 것 같아 꺼린다. 이럴 때 사용자의 이용 행동 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Jacob Nielson은 "Scroliing and Attention"이라는 아티클에서 사용자들이 웹 페이지를 볼 때 화면 상단(above the fold)을 80.3%, 화면 하단(below the fold)을 19.7% 비율로 본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화면 상단에 중요한 내용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면 상단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탐색을 한다는 직관성 의견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서, 당연한 것 2가지가 머리 속에 바로 떠 올랐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이런 현상이 당연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웹 사이트를 설계할 때, 컨텐츠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중요도가 높은 것부터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가 배치해야 한다.
  • 사용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지무지하게 게으르다. 주는 것만 받아 먹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지금 서울여대 교수님으로 계신 전 NHN UX Lab의 이지현 교수님과 함께 랩원들은 그 동안 한국에 UX를 전파하고, 회사 내에서도 UX Process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고생을 했다. UX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 한국에서 성공적인 사례가 없었던 시기부터 UX를 알리기 위해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나름 한국 기업 중 UX Process를 만든 성공적인 사례로 만들었고, 벤치마킹을 하고 싶은 부서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NHN 내에서도 UX Process를 완벽하게 구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 그리고 사내에 더 많은 사람에게 UX를 단순한 지식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관점 중 하나로 알리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 있는 나는 얼마 전에 아마존에서 한 권의 책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너무나 정신없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그 책을 보면서 지난 고생했던 시절과 함께 앞으로 사내에, 더 나아가 한국에 UX를 제대로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 방법을 찾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책은 John S. Rhods가 쓴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책이다. John S. Rhods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UX를 전파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다. 우리가 보기에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IBM, MS, Google 등 많은 대기업 내에 UX 부서가 있고, 그들의 위치가 나름 확고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UX의 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도 아직까지는 더 많은 기업들이 UX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실제 조직 내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 그래서, UX를 하는 사람들의 고충도 한국 못지 않게 큰 것이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User-Centered Design Stories: Real-World UCD Case Studies 이라는 책이 나올 정도였겠는가... 미국 기업 내에서도 UX를 한다는 것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주 힘든 상황인 것이다.

 

Selling Usability : User Experience Infiltration Tactics  에서는 UX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듣지도 못한 기업일지라도 어떻게 하면 UX를 정착시킬 수 있는지 나름 Tips을 제공하고 있다. 이 Tips은 John S. Rhods가 UX 컨설팅을 하면서 겪은 경험에 기초해서 나온 것이다. 실제 경험에서 나온 만큼 매우 유용한 것들이 많으며, 현재 내게 닥친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해결 방향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고 있다. 더 많은 생각과 실타레를 푸는 방식을 말이다.

 

책 자체도 매우 쉽게 쓰여져 있다. 부담없이 읽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보물이 숨겨져 있으며, 우리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하면 UX를 사내에 전파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매우 유용한 Tips이 있다. 한국에서 UX를 하는 사람, 사내에 UX를 전파하고자 하는 사람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UX를 전파한다는 것은 매우 고도화된 전략과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왜 진작에 이런 책이 나오지 않은 것이지!!!!

 

2010년 3월 17일 수요일

사용성 테스트 결과를 어느 수준까지 써야 하는가?

사용성 테스트를 하여 사용성 문제를 발견했을 때, 보고서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써야 하는지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사용성 문제에 대해 보고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은 다음과 같다.수준 1에서 3까지의 차이는 사용성 문제에 대해서 어느 범위까지 관여를 할 것인가에 대한 차이이다.

 

수준 1.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한다.

수준 2.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한 후, 이슈 해결을 위한 제언을 한다.

수준 3. 무엇이 문제인지 기술하고, 이슈 해결을 위한 제언을 한 뒤,

           개선 시안까지 작성한다.

 

수준 1의 문제는 사용성 이슈를 발견할 것까지는 좋지만,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So what?)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지 못한다. 수준 2는 그나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수준 3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함으로써,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서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다. 실제 Hornbaek과 Frokaer의 연구(2005), Dumas, Molich와 Jeffries(2004)의 연구에 따르면, 디자이너와 개발자도 수준 3 까지 보고서를 작성했을 때, 더 선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준 3까지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유관부서와의 협력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해야 한다. 자칫하면 유관부서에서 자기의 R&R을 침범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새로운 개선 시안을 제시했을 때 기획이나 디자이너 직무에 있는 유관부서원들이 왜 자신이 해야 할일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했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 유관부서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협력자임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두번째는 사용성 평가 전문가 또는 UX Researcher라고 할지라도 IA 설계나 Interaction 설계에 대한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 IA 설계 능력이나 Interaction 설계에 대한 역량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개선 시안을 제안할 수 없게 된다.

 

사용성 평가라는 것은 단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사용자 경험을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해서 적극적인 제안을 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인 것이다. 사용성 평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할 때 이점에 대해서 명심해야 한다.

 

참고로, Molich, Ede, Kaasgaard와 Karyukin(2004)은 대부분의 사용성 평가 보고서와 다음과 같은 문제로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보고서가 너무 길다. (보기에도 부담스럽다)
  • 요약 페이지가 없다. (무엇이 핵심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심각성 정도를 알 수 없다. (무엇부터 개선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거나 모호하다.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보고서는 한번에도 무엇이 문제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다음 논문은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Rolf M., Robin J., & Joseph D. (2007), Making Usability Recommendations Useful and Usable

 

 

2010년 3월 11일 목요일

아이폰.. 미니 소시지...그리고 사고의 전환에 대하여...

어제 신문기사를 보다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보았다. 아이폰 때문에 CJ제일제당에서 나오는 맥스봉에 대한 매출이 39%로 늘었고, 그 결과로 CJ제일제당이 아이폰 수혜주로까지 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내용인 즉, 사람들이 손가락 대신 미니 소세지를 터치펜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갑을 벗기 싫은 추운 겨울에 미니 소시지가 딱'이라는 체험담이 올라오면서 인터넷에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다나와 에서 지난 1월 '묻지마 실험실'에서 다양한 재료로 아이폰 터치를 실험하는 동영상이 올라왔고, 소시지 뿐만 아니라 건전지, 은박지, 귤, 당근, 풋고추, 양파 등을 갖고 아이폰 터치를 실험했다. 실험 결과 수분이 있어 도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시지와 건전지, 귤, 양파 등의 물체가 아이폰 터치에 성공했다고 한다.

 

 

 

동영상 말미에 '손가락과 닿는 면적이 비슷해 정확도가 뛰어나고 휴대성이 좋으며 배고플 때 간신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소시지가 최종 위너라고 적혀 있다.

 

이것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실험도 소개되고 있다. 맥스봉과 천하장사 간의 아이폰 터치에 대한 비교 실험을 하는 블로그도 있었다.

 

 

'아이폰(아이팟터치), 맥스봉으로 겨울에 장갑끼고 즐기자! 천하장사와 비교실험'

 

 

심지어 미국에서는 이것에 아이디어를 얻어 소시지 모양이 아이폰용 터치펜이 출시되었다고 한다. 가격은 99센트.. 하지만 배송료가 5달러라고 한다. 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졌지만, 그 회사 사장은 '배송료를 피하고 싶다면 일주일에 한번씩 동네 식료품 가게에서 소시지를 구입할 것'이라는 재치있는 평으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제품은 '어떤 주머니에도 들어갈 만큼 작고 슬림하며, 아이폰이 1세대 또는 3세대 라도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식용은 아니니까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는 재치있는 답변까지 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엉뚱한 발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케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발상의 전환 사례가 생각났다. 베이킹 소다에 대한 것이다. 베이킹 소다는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첨가물이다. 하지만, 처음 미국에서 상품으로 출시되었을 때 가정주부들은 베이킹 소다로 빵을 만드는 것보다 세제로 사용하는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의아해 했지만, 세제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이 더 많은 이득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세제로써도 적극 홍보한 것이다. 물론, 이 사례는 대성공~

 

먹는 것과 세제, 먹는 것과 터치펜.. 전혀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발상의 전환이요, 사고의 확장인 것이다. 혁신이라는 것은 바로 이 발상의 전환, 사고의 확장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2010년 2월 3일 수요일

혁신과 UX

혁신이란 새로운 것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자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끊임없이 개선해 주는 것이다. 우리가 혁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은 실제로 Follow를 따고 있다. 특히, Follow를 잘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Needs에 있는 것이다.

- 이해진 CSO, NHN

 

즉, 우리는 사용자가 어떤 점에서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지 항상 끊임없이 관찰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있고, UI적으로 해결해 주어야 하는 것이 있다. 기술적으로 해결하든지 UI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용자가 어떤 것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만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파악하는 것 또한 끊임없이 계속 된다면 결국 그것은 혁신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결국 사용자들은 좋은 사용자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 자신도 이미 사용자이다. 하지만 제공자의 입장에서의 사용자가 아니라 진정한 사용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Fast-Follow"... 빨리 적용하되 지속적으로 사용자를 관찰하라.. 이것이 어쩌면 진정한 UX인지도 모르겠다.

 

2009년 9월 2일 수요일

UX는 누가하는 것인가?

UX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살펴보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다. 기획자보다는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관심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에 비해 기획자의 관심도가 증가하긴 했지만, 디자이너 직군과 비교하여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특히 웹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UX 디자이너다 라고 하면서 UX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가? 가만히 살펴보면,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UX 디자인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웹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되면서, 웹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 개발하는 단계에서 사용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게 되었다. 그 결과 UX 디자인 프로세스라는 것이 생겨났다. 이 때, 특히 디자인이라는 직무 분야에서 적극적인 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와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UX의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UX 관련 직군에 대해서 다소 논쟁이 있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 Visual Designer
  • Interaction Designer
  • Information Architecture
  • UX Researcher

 

상대적으로 Visual Designer의 영향력은 낮아 때에 따라서는 UX 관련 직무군에서 배제가 되기도 한다. 핵심적인 직군이 Interaction Designer, Information Architecture, 그리고 UX Researcher인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우리나라의 기획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웹 기획이라는 직군 자체가 없다. 우리나라의 웹 기획에 그나마 해당하는 직군을 찾아보면 그나마 프로젝트 관리자(Project Manager, PM)이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말 그대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역할만 할  뿐, 웹 기획을 하거나 설계를 하는 경우가 없다. 웹 기획이나 설계, 그리고 디자이너를 하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나라로 치면 디자이너가 하는 것이다. 그 결과 UX 관련 책들을 보면 '디자인' 이라는 단어가 항상 따라 다닌다.

 

(물론 예외가 있다. 전문적인 UX Researcher의 경우 디자인보다는 심리학과 같은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포지셔닝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 UX가 소개되고 도입되고, 관심을 가장 먼저 갖게 되는 직군이 디자이너라는 것이... 아무래도 디자인 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마술 때문인 것지 기획자 보다는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UX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직업군에까지 포지셔닝하려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UX가 어떤 직군을 중심으로 포지셔닝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다. 디자이너가 하든 기획이 하든 관심 자체가 없는 것이다. 단지, UX를 내세울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고민을 할 뿐이다. 아직까지 UX에 대해서 관심은 있지만, UX가 무엇인지 그리고 UX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자세, 역량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그냥 UX라는 단어를 붙이면 무언가 멋있어 보는 것 같은 겉멋만 잔뜩 든 사람 같아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UX를 알고 전파하자'라는 포스팅에서도 일부 언급하였다.

 

UX는 직군에 상관없이 모두 할 수 있는 분야이다. 그리고 그만큼 다양한 직군에서 UX를 이해하고 실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UX는 어느 특정 직군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UX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면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노력하고, 실제 거기에 맞는 역량을 갖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2009년 7월 23일 목요일

UX를 알고 전파하자...

요즘 같이 UX에 대한 관심도 많이 되고 화두도 많이 되고, 조직 내에 UX 조직을 셋팅하려는 움직임도 많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사에 UX Process를 인식시키고 적용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UX 관련 서적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내가 보았던 UX 관련 서적 모두 서두에 사내에 어떻게 UX를 소개하고 전파하는지를 다루고 있었다. 심지어, 나름 UX 조직으로 유명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UX 전문가 조차 UX를 전사에 전파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UX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나름 세상에 잘 알리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제 막 뱃속에서 태어날려고 하는 우리나라의 사정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UX라는 것이 왠지 필요할 것 같아 관심은 많이 가는데 정작 UX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도 못하고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그리고 그것을 적용하면 정말 잘 되는 것인지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전혀 다른 것에 있다. UX라는 분야가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고 있는 직무군이기 때문에 다른 직무 및 R&R 사이에 끼여서 제대로 역할을 하기도 전에 견제를 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UX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다른 직무들처럼 UX라는 분야가 도입되면 왠지 전문화된 직무군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생기나 보다. 그런 상황에서 UX라는 분야가 기획과 디자이너 사이에 끼여서 아주 제대로된 견제를 받고, 단지 순간적인 필요에 의해 자신의 편에 서기만을 바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또 다른 문제는 과연 UX를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라는 것이다. 나는 UX 디자이너야라고 말하고 난 UX를 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하지만, 알고보면 그냥 디저이너였고 그냥 기획자인 경우가 빈번하게 생긴다. 왠지 UX를 하면 멋있어 보여 붙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 정작 사용자를 만나는 것조차 한번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과연 UX를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UX에 대한 관심도 좋고, 컨퍼런스도 많이 생기고, 서서히 UX 조직이 셋팅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UX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UX를 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나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체계적인 UX를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2009년 7월 16일 목요일

What is Global and What is Local?

나는 대학원에서 언어심리학을 전공하였다. 언어심리학이란 사람들이 어떻게 말을 하고 이해하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언어심리학 중에서도 통사 처리(Syntactic Processing)와 관련된 논문을 썼다. 언어학이나 언어심리학 분야에서 통사와 관련된 내용들은 노암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에 기초한다. 노암 촘스키의 변형 생성문법는 보편적인 문법 규칙들이 존재하고 그 규칙에 근거하여 사람들이 통사 처리를 하며 우리는 보편적인 문법 규칙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 과연 그 주장이 타당한지, 실제 사람들의 언어 처리 과정에서 존재하는지 연구하였다.

 

하지만, 언어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존재한다.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규칙들도 있지만, 시공간에 따라 문화에 따라 특수성이 존재하기도 한다. 노암 촘스키의 변형 생성문법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 타당한 부분도 있지만, 언어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사람의 내적 처리과정에서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예를 들면, 한국어는 영어와 달리 조사의 영향을 받아 통사 처리 과정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것이 한국어와 영어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인간의 내적 처리과정에서 달라진다.

 

이것처럼 보편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면 그 안에서는 특수성이라는 것도 상당수 존재한다. 우리가 Globalization이라고 외치면서 동시에 Localization이라고 외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무엇이 Globalization이고 무엇이 Localization인지, 그리고 그 두 가지 사이에서 어떤 위치로 우리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기준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면, 아바타를 살펴보자. 아직까지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아바타와 같이 극명하게 선호가 다르고 특성이 다른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처음 미국으로 출장을 가서 아바타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제공하던 아바타를 그대로 미국에서 서비스 했다. 하지만, 미국 사용자들은 한국에서와 같이 아가자기한 아바타를 선호하지 않는다. 유치하다는 인상이 강한 것이다. 아바타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 때문에 실제 사람과 같은 디자인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체 비례 또한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실제 인체 비례를 따라 제공해 줘야 좋은 아바타라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아바타에 대해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일본 사용자들의 특성 상 아바타로 자신을 온라인에 표출한다. (연예인 블로그를 제외한 일반 사용자들의 블로그를 보더라도 본인의 얼굴을 찍힌 사진을 포스팅하는 것을 상당히 거부한다. 대신 아바타로 자신의 모습이나 감정 상태를 꾸미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한국과 같이 아기자기한 아바타를 좋아하지만 가능한 자신의 모습과 유사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꾸민다. 그래서 아바타만 보더라도 쉽게 그 사람의 이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일본 사용자들의 특성은 아바타를 정성껏 꾸미지 않으면 온라인 사용자들에게 배타를 당한다는 것이다. SNS 서비스와 같은 사이트에서 아바타를 꾸미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우리 식의 1촌이나 이웃을 신청하기 힘들다.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래서인지 아바타 꾸미는 것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예는 Page 내 정보 집적도이다. 서양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 심플하면서도 간결한 페이지를 선호한다. 이에 반해 한국과 일본, 중국의 사용자들은 많은 정보가 제공되는 페이지를 선호한다. 특히, 중국의 웹 사이트를 방문하다 보면 심지어 한 페이지가 9만 픽셀의 길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있다. 정보 집약도도 상당히 심해 가독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다. 하지만, 중국 사용자들은 이런 사이트를 선호한다. 정보 구조가 깊어지면 불안해 하기 때문에 그 사이트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가능한 많은 정보를 한번에 노출시켜야 좋은 페이지로 인식한다. 아무래도 중국 정보의 검열 이슈로 인해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이처럼 시공간이나 문화에 따라 공통적인 부분이 있으면서도 특수성이 나타나는 부분 또한 많다.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해외 진출 시 성공적인 런칭이 가능하냐 못 하느냐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그 전에 우리는 과연 Gobalization이 무엇이고, 무엇이 Localization인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얼마전 Parsons Institute for Information Mapping에서 'What is Global and What is Local? A Theoretica Discussion Around Globalization'이라는 Article을 발표했다. 아마 생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2009년 7월 10일 금요일

UX Process를 정착시키는 것의 어려움

UX에 대한 관심과 화두가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조직 내에 UX Process를 정착시키는 것은 어려운 어려운 일이다. 관심은 많지만 UX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프로젝트에 UX Process를 적용시키는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관 부서원들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에 UX Process가 적용되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거부감이 있다. 나도 회사 내에서 UX Lab원들과 함께 UX Process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와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던 중 책 하나를 알게 되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상당한 공감을 하였고, UX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했다.

 

 

그 책은 User-Centered Design Stories: Real-World UCD Case Studies라는 책이다.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UX Process에 대한 이해가 없는 조직과 같이 협업을 하면서 경험했던 어려움과 해결과정에 대해서 사례를 들고 있다. 그리고 UX Process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과 전략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조직 내에 UX Process를 정착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정착시킨 후에도 안정되게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느끼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UX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게 된다면, 그 효과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엄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자신감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조직 내에서 UX Process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히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UX Process를 도입하기 전과 도입한 후의 결과물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그 성과물의 Quality에 대해서도 널리 홍보해야 한다. 즉, 지속적으로 Best Practice가 될 수 있는 성과물들을 보여줘야 하며, 그 안에서 UX가 얼마나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인식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UX에 대한 인식과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수많은 물밑(?) 작업도 해야 한다. 또한 UX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충분히 키워야 하고 개인 스스로도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것은 분명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며, 하나씩 하나씩 돌을 쌓아 나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도 회사 내에서 UX에 대한 인식을 갖추기 위해서 수년간 노력을 했으며, 지금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의 UX는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태이다. 그만큼 어려움도 있겠지만, 분명 노력을 한다면 성과는 있을 것이다. 좌절하지 말고 항상 도전하는 자세로 열심히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