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3일 목요일

[Book] Web Form Design

2008년 야후의 Luke Wroblewski가 쓴 Web Form Design이라는 책이 출판되면서,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갔던 Web Form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Web Form은 우리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웹 사이트를 기획하거나 설계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고 그 결과로 Web Form은 대강대강 해도 된다는 인식이 우리도 모르게 자리 잡혀버혔다. 하지만, 대다수의 Web Form은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성에 대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특히, 회원 가입에 대한 Web Form의 경우 그 중요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판단해야 한다.)

 

Luke Wroblewski는 Eyetracking Research를 포함하여 다양한 UX Research 결과물을 토대로 Web Form 디자인 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정리한 것이 Web Form Design이라는 책이다. Luke Wroblewski는 책을 출판한 이후, Web Form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받은 것 같다. 과거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책을 썼지만, 그렇게 하면 정말로 효과가 있느냐 그리고 어떻게 하면 효과가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질문을 받은 것 같다.

 

Lusk Wroblewski는 이와 관련하여 타당성 검증을 실시하였고, 가장 최근에 그 결과를 A List Apart라는 사이트에 'Inline Validation in Web Forms'로 발표하였다. 연구 결과는 기존의 책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 Web Form Design 이라는 책을 읽어보신 분이 있다면 이 연구 결과도 같이 한번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09년 9월 2일 수요일

Leadership, Not Ownership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Full Process에 참여하기도 하고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슈가 되는 것인 프로젝트에 대한 Ownership이 있느냐, 있다면 누구에게 있느냐일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런 이슈에 대한 논쟁은 기획자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나름 프로젝트에 대한 Ownership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기획안이나 디자인 시안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보자. 프로젝트에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전혀 프로젝트에 대한 Ownership이 없다는 이야기일까? 나름 그 사람도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대해서 최선을 다 했고, 어떤 방향으로든 프로젝트에 기여를 하게 된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Ownership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Ownership은 사실 프로젝트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참여한 업무 범위가 크던 작던, 이슈가 중요하던 안 중요하던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다면 나름 프로젝트에 대한 Ownership이 있다고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Ownership 보다는 Leadership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즉, 프로젝트 참여자에게 공통적으로 공유되는 Ownership보다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Leadership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자신의 의견만을 개진할려고 노력한다면 절대 안 된다. 여기서 말하는 Leadership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및 업무, 책임 등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갖고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리고 이 때 자신의 입장이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 서서 임해야 한다.

 

프로젝트 구성원 중에서 상대적인 기여도는 다를 것이며, 이에 성공에 따른 보상도 다를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이견은 없다. 하지만, 차별적인 보상을 주기 위해서 단지 프로젝트에 대한 전체 기여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개인의 Leadership은 어느 정도인지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 이 때 인간의 일반적인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 냉정한 기준으로 공정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인간의 특성 중 하나가 잘 되면 자기 때문이고, 실패하면 다른 사람 탓이라고 비난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해당 프로젝트의 Ownership과 Leadersip에 대한 중요도 및 평가가 심각하게 달라진다. 만약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면 자신에게는 책임도 없고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도나 기여도 또한 심각하게 낮게 평가하려고 한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기를 쓰고 참여도나 기여도를 과대 평가하려는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그래서,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UX는 누가하는 것인가?

UX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살펴보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다. 기획자보다는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관심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에 비해 기획자의 관심도가 증가하긴 했지만, 디자이너 직군과 비교하여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특히 웹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UX 디자이너다 라고 하면서 UX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가? 가만히 살펴보면,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UX 디자인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웹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되면서, 웹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 개발하는 단계에서 사용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게 되었다. 그 결과 UX 디자인 프로세스라는 것이 생겨났다. 이 때, 특히 디자인이라는 직무 분야에서 적극적인 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와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UX의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UX 관련 직군에 대해서 다소 논쟁이 있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 Visual Designer
  • Interaction Designer
  • Information Architecture
  • UX Researcher

 

상대적으로 Visual Designer의 영향력은 낮아 때에 따라서는 UX 관련 직무군에서 배제가 되기도 한다. 핵심적인 직군이 Interaction Designer, Information Architecture, 그리고 UX Researcher인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우리나라의 기획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웹 기획이라는 직군 자체가 없다. 우리나라의 웹 기획에 그나마 해당하는 직군을 찾아보면 그나마 프로젝트 관리자(Project Manager, PM)이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말 그대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역할만 할  뿐, 웹 기획을 하거나 설계를 하는 경우가 없다. 웹 기획이나 설계, 그리고 디자이너를 하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나라로 치면 디자이너가 하는 것이다. 그 결과 UX 관련 책들을 보면 '디자인' 이라는 단어가 항상 따라 다닌다.

 

(물론 예외가 있다. 전문적인 UX Researcher의 경우 디자인보다는 심리학과 같은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포지셔닝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 UX가 소개되고 도입되고, 관심을 가장 먼저 갖게 되는 직군이 디자이너라는 것이... 아무래도 디자인 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마술 때문인 것지 기획자 보다는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UX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직업군에까지 포지셔닝하려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UX가 어떤 직군을 중심으로 포지셔닝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다. 디자이너가 하든 기획이 하든 관심 자체가 없는 것이다. 단지, UX를 내세울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고민을 할 뿐이다. 아직까지 UX에 대해서 관심은 있지만, UX가 무엇인지 그리고 UX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자세, 역량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그냥 UX라는 단어를 붙이면 무언가 멋있어 보는 것 같은 겉멋만 잔뜩 든 사람 같아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UX를 알고 전파하자'라는 포스팅에서도 일부 언급하였다.

 

UX는 직군에 상관없이 모두 할 수 있는 분야이다. 그리고 그만큼 다양한 직군에서 UX를 이해하고 실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UX는 어느 특정 직군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UX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면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노력하고, 실제 거기에 맞는 역량을 갖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2009년 7월 23일 목요일

UX를 알고 전파하자...

요즘 같이 UX에 대한 관심도 많이 되고 화두도 많이 되고, 조직 내에 UX 조직을 셋팅하려는 움직임도 많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사에 UX Process를 인식시키고 적용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UX 관련 서적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내가 보았던 UX 관련 서적 모두 서두에 사내에 어떻게 UX를 소개하고 전파하는지를 다루고 있었다. 심지어, 나름 UX 조직으로 유명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UX 전문가 조차 UX를 전사에 전파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UX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나름 세상에 잘 알리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제 막 뱃속에서 태어날려고 하는 우리나라의 사정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UX라는 것이 왠지 필요할 것 같아 관심은 많이 가는데 정작 UX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도 못하고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그리고 그것을 적용하면 정말 잘 되는 것인지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전혀 다른 것에 있다. UX라는 분야가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고 있는 직무군이기 때문에 다른 직무 및 R&R 사이에 끼여서 제대로 역할을 하기도 전에 견제를 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UX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다른 직무들처럼 UX라는 분야가 도입되면 왠지 전문화된 직무군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생기나 보다. 그런 상황에서 UX라는 분야가 기획과 디자이너 사이에 끼여서 아주 제대로된 견제를 받고, 단지 순간적인 필요에 의해 자신의 편에 서기만을 바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또 다른 문제는 과연 UX를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라는 것이다. 나는 UX 디자이너야라고 말하고 난 UX를 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하지만, 알고보면 그냥 디저이너였고 그냥 기획자인 경우가 빈번하게 생긴다. 왠지 UX를 하면 멋있어 보여 붙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 정작 사용자를 만나는 것조차 한번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과연 UX를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UX에 대한 관심도 좋고, 컨퍼런스도 많이 생기고, 서서히 UX 조직이 셋팅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UX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UX를 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나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체계적인 UX를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2009년 7월 21일 화요일

Persona를 만들기 위한 준비 - 자료 수집

UX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User Modeling에 대한 관심 또한 많아지게 되었다. 아무래도 우리의 사용자가 누구이며,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행동하며, 그 안에서 어떠한 것들을 원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욱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User Modeling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Alan Cooper가 제안한 Persona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 Persona를 만들려고 할 때 우리는 많은 것들을 고민하게 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에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러다 무작정 현장에 나가 사용자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Persona를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만들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은 상당히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오히려 Persona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잘못된 User Modeling 자체가 서비스 제공 방향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Persona를 만들 때 우리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우리의 사용자는 과연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하여 어떤 Persona 유형을 만들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먼저 우리의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2차 자료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사내 마케팅 부서에서 조사한 데이터도 포함해서이다. 만약 Market Segments나 거기에 따른 Market Portion 데이터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라면 Log Data도 매우 중요한 Source가 될 수 있다.) 이것들을 토대로 우리 서비스의 사용자의 범위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대략적인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약간의 행동/태도 특성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량적 자료를 어느 정도 획득할 수 있고 이것이 나중에 Persona를 타당화시키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정성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Persona는 많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으며, 신뢰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Persona를 만들 때에는 항상 정량 데이터와 정성 데이터를 같이 참조해야 한다. 그리고 Persona를 만든 후 Primary Persona와 Secondary Persona를 정할 때 다양한 정량 데이터와 함께 고급 통계 분석을 활용한다면 신뢰성 및 안정성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이것을 토대로 사용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정성 조사를 실시한다. 이 때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결과물을 얻도록 노력한다. (John Pruitt와 Tmara Adlin의 'The Persona Lifecycle' 참조)

 

  • 사용자의 목적은 무엇인가?
  • 다양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사용자들은 어떤 역할 또는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 각각의 역할에 따라 어떤 특정 태스크나 행동들이 요구되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러한 태스크나 역할들을 필요로 하게 만드는가? 이러한 활동들에 대한 태도나 감정은 어떠한가?
  • 사용자들은 다른 사용자들 또는 제품/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가?
  • 현재 제공되고 있는 제품/서비스에 대해서 사용자들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가?
  • 사용자가 제품/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주변 환경이나 맥락은 어떠한가?
  • 사용자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성격 특징들은 무엇인가? 이것이 문화나 언어로 표현되고 있는가?

 

이러한 정성 데이터들을 획득하게 된다면, 사용자들이 행동하고 말하는 방식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이고 풍부한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Persona를 만들기 전에 다양한 데이터들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가끔 잊어버리는 것이 너무나 정성 조사 데이터에만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 아는 사람 한명이 3명을 대상으로 정성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3개의 Persona를 만들었던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절대 이런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성 조사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 - 정량 데이터까지 포함 - 를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Persona에 대한 신뢰성 및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2009년 7월 20일 월요일

[Book Review] Neuro Web Design

잠깐 의대에서 신경과학 박사과정을 다닐 때가 있었다.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뇌를 포함한 신경 구조 내에서 구현되고 있는지 궁금하여 석사를 마친 후 전공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하여 박사과정을 그만 두었다. 그래서일까... 아직까지 심리학과 신경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고, 관련 책이나 논문들을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러다 얼마전에 Susan M. Weinschenk라는 심리학 교수가 쓴 'Neuro Web Design'이라는 책을 읽었다. UX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한 것이다. UX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의 경우 Susan M. Weinschenk가 교수가 처음이 아니다. 아마 내가 기억하기로는 Donald Norman 교수가 처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주목을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심리학 중에서도 생리심리학 (Biological Psychology), 아니 신경과학(Neuroscience)라는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에 접근하려고 시도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UX에 대한 신경과학 접근은 저자도 말한 것처럼 아직까지 거의 시도되지 않고 있어, 이 책이 나에게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이다.

 

 

UX를 하면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Mental Procoss와 관련된 부분이다.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느끼고 알게 되는, 그리고 정서와 태도가 형성되는 과정인 Mental Process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실제 그것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뇌를 포함한 신경 구조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서만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우리가 사용자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제한적인 범위로 규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심리학자들이 사용자 경험(UX)에 대해서 접근하려는 시도는 매우 중요하며, 이런 노력은 더욱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혹시 제목에 낚인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다. 책 제목으로 봐서는 분명 신경과학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실제 내용을 보면 신경과학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라기 보다는 심리학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Donald Norman 교수가 Emotional Design에서 주장한 내용의 확장판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부분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Donald Norman은 심리학과 교수이다. 그래서 자신의 주장에 심리학적/생리학적 이론을 도입하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심리학이나 신경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좀 오버를 했다는 생각이 드는 주장이 많다. 한 가지로 예로 Donald Norman은 Emotional Design이라는 책에서 디자인을 할 때 인간의 세 가지 측면, Visceral, Behavioral, 그리고 Relective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인간의 뇌 구조에 기반한 것이며, 이것을 통해 우리는 사용자에게 보다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적 근거가 매우 약하고, 분류 자체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켰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Susan M. Weinschenk 교수도 'Neuro Web Design'에서 뇌의 진화 과정에 따라 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 Old Brain, Mid Brain, 그리고 New Brain의 특성을 고려해서 UX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Donal Norman의 주장을 다르게 표현한 것 뿐이다. 결국 동일한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그 분류 자체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자신의 주장을 타당화시키려고 짜집기한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잘못 되었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기술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술하는 것 자체가 사실 나도 너무나 벅차다. 왜냐하면 심리학과 신경과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책 자체가 전공자들이 아닌 일반 대중을 위한 Pop Psychology Book의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복잡하고 재미없는 이론 및 내용을 다룰 수 없어 매우 단순화 시키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형태로 가져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표면적이고 단순화시킨 내용으로 인해 오히려 진실인 것 같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실제 인간의 Mental Process와 뇌와 신경계 구조 간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복잡하며 아직까지 설명을 하지 못한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Donald Norman 교수와 Susan M. Weinschenk 교수 두 사람 모두 신경과학 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신경과학 관점이 아닌 심리학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신경과학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술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이였나... (실제 인간의 뇌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1%가 안 된다. 그만큼 우리는 뇌를 포함한 신경 구조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제목만 봐서는 매우 관심을 끄는 책이지만, 실제 내용에 대해서는 글쎄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아마존을 포함한 해외 블로거들 사이에서 평가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을 때 조심해서 읽어야 할 것이다. 시도는 매우 좋았다. 중간에 어긋나기는 했어도 UX에 대해서 신경과학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시도 자체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우리가 UX를 한다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가 있다. 그 중에 심리학이나 신경과학이라는 분야일 것이다. 인간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어야만 우리는 사용자가 누구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을 잊지 말자...

2009년 7월 16일 목요일

What is Global and What is Local?

나는 대학원에서 언어심리학을 전공하였다. 언어심리학이란 사람들이 어떻게 말을 하고 이해하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언어심리학 중에서도 통사 처리(Syntactic Processing)와 관련된 논문을 썼다. 언어학이나 언어심리학 분야에서 통사와 관련된 내용들은 노암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에 기초한다. 노암 촘스키의 변형 생성문법는 보편적인 문법 규칙들이 존재하고 그 규칙에 근거하여 사람들이 통사 처리를 하며 우리는 보편적인 문법 규칙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 과연 그 주장이 타당한지, 실제 사람들의 언어 처리 과정에서 존재하는지 연구하였다.

 

하지만, 언어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존재한다.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규칙들도 있지만, 시공간에 따라 문화에 따라 특수성이 존재하기도 한다. 노암 촘스키의 변형 생성문법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 타당한 부분도 있지만, 언어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사람의 내적 처리과정에서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예를 들면, 한국어는 영어와 달리 조사의 영향을 받아 통사 처리 과정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것이 한국어와 영어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인간의 내적 처리과정에서 달라진다.

 

이것처럼 보편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면 그 안에서는 특수성이라는 것도 상당수 존재한다. 우리가 Globalization이라고 외치면서 동시에 Localization이라고 외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무엇이 Globalization이고 무엇이 Localization인지, 그리고 그 두 가지 사이에서 어떤 위치로 우리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기준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면, 아바타를 살펴보자. 아직까지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아바타와 같이 극명하게 선호가 다르고 특성이 다른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처음 미국으로 출장을 가서 아바타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제공하던 아바타를 그대로 미국에서 서비스 했다. 하지만, 미국 사용자들은 한국에서와 같이 아가자기한 아바타를 선호하지 않는다. 유치하다는 인상이 강한 것이다. 아바타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 때문에 실제 사람과 같은 디자인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체 비례 또한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실제 인체 비례를 따라 제공해 줘야 좋은 아바타라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아바타에 대해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일본 사용자들의 특성 상 아바타로 자신을 온라인에 표출한다. (연예인 블로그를 제외한 일반 사용자들의 블로그를 보더라도 본인의 얼굴을 찍힌 사진을 포스팅하는 것을 상당히 거부한다. 대신 아바타로 자신의 모습이나 감정 상태를 꾸미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한국과 같이 아기자기한 아바타를 좋아하지만 가능한 자신의 모습과 유사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꾸민다. 그래서 아바타만 보더라도 쉽게 그 사람의 이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일본 사용자들의 특성은 아바타를 정성껏 꾸미지 않으면 온라인 사용자들에게 배타를 당한다는 것이다. SNS 서비스와 같은 사이트에서 아바타를 꾸미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우리 식의 1촌이나 이웃을 신청하기 힘들다.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래서인지 아바타 꾸미는 것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예는 Page 내 정보 집적도이다. 서양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 심플하면서도 간결한 페이지를 선호한다. 이에 반해 한국과 일본, 중국의 사용자들은 많은 정보가 제공되는 페이지를 선호한다. 특히, 중국의 웹 사이트를 방문하다 보면 심지어 한 페이지가 9만 픽셀의 길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있다. 정보 집약도도 상당히 심해 가독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다. 하지만, 중국 사용자들은 이런 사이트를 선호한다. 정보 구조가 깊어지면 불안해 하기 때문에 그 사이트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가능한 많은 정보를 한번에 노출시켜야 좋은 페이지로 인식한다. 아무래도 중국 정보의 검열 이슈로 인해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이처럼 시공간이나 문화에 따라 공통적인 부분이 있으면서도 특수성이 나타나는 부분 또한 많다.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해외 진출 시 성공적인 런칭이 가능하냐 못 하느냐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그 전에 우리는 과연 Gobalization이 무엇이고, 무엇이 Localization인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얼마전 Parsons Institute for Information Mapping에서 'What is Global and What is Local? A Theoretica Discussion Around Globalization'이라는 Article을 발표했다. 아마 생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