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일 목요일

인터넷 이용에 있어서의 인지 필터(Cognitive Filter) 작용과 웹 설계

다른 매체에 비해 인터넷은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Interaction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정보가 나타나면 그 정보를 읽고 클릭을 하는 등의 최소 수준 이상의 반응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터넷이 기본적으로 Hypertext의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사용자들은 Hypertext나 Hypermedia라는 환경 속에서 그들의 경험을 형성할 수 있는 선택 옵션을 가져야만 한다.

 

사용자들은 인터넷과 상호작용하는 동안, 먼저 어떤 정보를 볼 것인가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결국 관련된 웹 사이트들에 걸쳐 어떤 정보를 처리할 것인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일관된 선택을 하기 위해 환경을 조작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형태로 변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Internet에 존재하는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그 결과 사람들이 처리해야만 하는 정보의 양이 더욱 더 많아지기 때문에 심각성은 더욱 커져간다.

 

결국, 사용자들이 어떻게 그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보다 효율적이면서 신속하게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즉, 수 많은 정보를 Filtering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해야만 하는 것이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것과 관련하여 Cognitive Filtering이라는 개념을 연구해 왔다. 외부 환경 자극을 모두 처리하기에는 인간의 인지 처리 능력(Cognitive processing capacity)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을 제한하려고 한다. 이 때 작용하는 기제가 바로 Filter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Filter에 의해 사람들은 수 많은 자극 중에서 자신에게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일부 자극에 대해서만 주의를 기울이고 정보를 처리한다. 이 때 기울이는 주의를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이라고 한다.

 

사용자들은 사이트를 방문할 때, 어떤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방문하고 목적이나 의도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정보에 우선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Lavie et al. 2004). 하지만, 이것은 부분적으로 목적이나 의도와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달성될 수도 있다. 즉, Distractions을 감소시키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에 대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려는 인지 기제(Cognitive mechanism)이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검색 행동에 있어서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게 부각된다. 의사결정은 사용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며, 사용자들은 제공되는 정보와 정보가 제공되는 방식에 대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조직화한다. 개인적인 선호와 과거 경험에 의해 재조직화되는 방법은 달라지며, 그 결과로 개인차가 발생하게 된다.

 

다음을 보자.  아래 그림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정보 제한(Information Restrictions)과 더불어 인지 필터(Cognitive Filter)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이다.


 

 

검색 행동에서 첫번째 요소는 시작 지점(Entry Point)이다. 검색을 하는데 있어서 시작 지점이 어디냐에 따라 추후 발생되는 행동 패턴이 다소 달라진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브라우저의 시작 페이지가 어디냐는 것이다. 우리는 포털 사이트로, 개인 홈페이지로, 회사 홈페이로, 또는 인트라넷 홈페이지 등 다양한 페이지 중 하나를 브라우저의 시작 페이지로 설정한다. 만약, 시작 지점에서 사용자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하이퍼링크로 노출되어 있다면, 문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하지만, 검색을 해야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어떤 사용자들은 포털 또는 검색 사이트를 초기 화면으로 설정해 놓을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종류의 사이트(예를 들면, 회사 홈페이지나 개인 홈페이지 등)를 초기 화면으로 설정해 놓을 수도 있다. 만약, 포털이나 검색 사이트가 아닌 다른 사이트로 브라우저의 초기 화면으로 지정해 놓는다면 여기서도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한다. 과연 어느 사이트로 가서 검색을 할 것인가? 특정 검색 사이트를 선택해서 가리고 했다면, 어떤 방법으로 갈 것인가? URL을 직접 입력해서 갈까? 아니면 즐겨찾기에 저장해 놓은 것을 통해 이동을 할 것인가? 검색 사이트로 이동했다면, 이번에는 검색어를 입력해야 한다.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야 내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을까? 검색어를 선택해서 입력하니 검색결과가 나타났다. 어떤 검색결과에 내가 원하는 정보가 있을까? 아니면 추천검색어가 있는데 추천검색어를 통해서 접근하면 더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선택의 순간이 온다.

 

즉, 우리는 매 순간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끊임없는 암묵적인 강요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정보를 얻게 되면서 더욱 더 많은 것을 기억해야 하고, 그 중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인지 부하(Cognitive Load)로 인해 우리의 인지 정보 처리 용량을 넘어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 많은 정보 중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이미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로 했다는 선택적 주의라는 필터가 작용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로 예를 들면, Banner Blindeness 효과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는 웹 사이트를 만들 때, 사용자에게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한번에 모두 노출시키려고 애쓰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엄밀히 말해 인간의 인지 처리 능력을 무시한 행동일 것이다. 인간의 인지 처리 능력, 그리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려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사용자들은 그 사이트를 무시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이트에 방문해 봤자 도대체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몰라서 어려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웹 사이트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을 다 노출하기 보다는 사용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보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웹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 사용자의 목적 및 의도, 그리고 사용자가 가지는 한계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사용자에게 친화적인(User-friendly) 사이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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